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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노상자

우리는 졌지만 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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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4강전...



어제는 6.25까지 겹쳤고...



'오늘은 무슨일이지? 독일이야' 따위의 유치한 장난도 통하는 날...



퇴근하고 곧바로 신촌으로 향했다.



거기서 종훈(안웃긴놈)이를 기다려 노천극장(연대)로 갔다.



.........



사람 무지 많다.



장난아니다...



만명은 이미 넘어보인다.



종훈이 친구가 잡아준 아주 전망좋은 자리에 앉았다.



시작하기 직전 부산에서 세명의 문자어택-_-을 받았다.



골기퍼 이운재



공격수 황선홍 차두리 이천수



미드필더 박지성 유상철 이영표 송종국



수비수 최진철 홍명보 김태영...



그리고.... 붉은악마...



모두 든든한 선수들이었다.



경기시작...



조금 밀리는가 싶더니...



우리가 독일을 상대하고 있는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경기를 주도해가고 있었다.



결정적인슛...



올리버 칸과 이운재는... 다 들어갔다 싶은 슛도 다 막아내었다.



정말 신기에 가까운 실력... 야신상 후보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갈수록 경기는 비슷해지더니 조금씩 밀려가는듯 보였다.



오랜 경기로 지쳐있을 우리의 선수들은 정말 이를 악물고 뛰었다.



이운재와 올리버칸이 있는 한 이 경기는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까지 갈 듯 보였다.



힘든경기의 전반전이 끝났다.



사람이 너무많이 자리를 옮길 수 없었다.



한쪽에서는 누군가 싸우고 있는듯했다.



또 하나의 구경-_-거리가 생긴거였다.



물론 난 사람들에 가려 볼 순 없었지만;;



대충 수습이 되고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응원은 더욱 거세어졌다.



만오천명은 되보이는 인원이..



파도타기를 했다.



.........



진짜 멋있었다.



그 많은 인원이 딱딱 맞춰서



짝짝 짝짝 짝 박수를 치고 팔을 높이 올려 대한민국을 외치는 장면...



정말 다시 볼 수 없는 명장면이었다.



우리나라의 응원문화는 정말 세계적으로 뛰어남이 거짓이 아니었다.



난 Red's티를 입고 태극기 망또를 두르고 응원을 하고 있었고



종훈이는 빨간머리를 하고 응원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발락이 경고를 먹고 얼마 후 우리 골대로 돌진하더니 슛을 날렸다.



이운재가 동물적 감각으로 쳐 냈으나 튀어나간 공은 다시 발락의 왼발에 맞고



골대를 흔들게 되었다.



1:0...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이내 '괜찮아'를 외치며 다시 응원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없었다.



로스타임까지 20분도 안남은 상황..



심판의 판정은 정말.... 짜증났다.



훗... 주심 부심 모두 유럽인이라 이정도는 예상했지만...



좀 너무 눈에 보이게는 하지 말았으면 했는데...



스페인...이탈리아...니네들...이정도인 우리도 편파판정때문이라고 항의하진 않는데



니넨 왜그러냐?



니넨 더 심했었잖아 홈 경기일때......



몇번의 기회가 찾아올 뻔 하였지만 번번히 파울 선언... 몸싸움까지도...



그렇게 경기는 끝났다.



그러나 우리는 박수를 쳤다.



우리의 박수소리가 상암까지 들리기를 갈망하며....



꽤 질서있게 노천극장을 빠져나오고



우동집에가서 우동을 먹었다.



신촌에 그런 곳이 있을 줄이야... 싸고 맛있었다.



신촌 거리는 연대앞부터 신촌로터리까지 주욱 도로점거가 되어있었고,



대한민국, 오필승코리아 등을 외치고 있었다.



그곳은 이미 축제분위기였다.



우리가 졌다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 오 필승코리아 사이에 들리는 또 하나의 응원 외침소리... 그것은



" 잘~ 싸웠다!"



였다.



그렇다. 우리는 잘 싸웠다... 후회는 없다.



우리는 세계에서 4번째 안에 든 것이다.



피파 회원국만 몇개인가!



그 안에 4개...



실로 대단하지 않은가!!



그 많은 사람들은 몇개의 원을 이루며 응원을 하다가



(더러 앙증-_-맞은 춤을 추는 여고생틱한 무리도 있었다.)



기차놀이를 하였다.



앞사람의 어깨를 잡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하이파이브를!



정말... 이런 날 아니면 언제 이런걸 해보리....



재미있었다.



종훈이와 둘이 헌팅-_-을 시도해볼까 하다가 말았다-_-;;;



아악 나도 내 여자와 끌어안고 기뻐해보고 싶다!!



-_-;;;; 없으니 문제지







음.. 이야기가 딴데로 빠졌지만



내가 하고싶은 말은



잘싸웠다!!!



인 것이다.



우리는 졌지만



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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