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조금 특별한 영화인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1991년 디즈니의 대흥행 애니메이션이었던 바로 그 미녀와 야수. 저에겐 좀 더 특별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성당 복사단이었던 제가 복사캠프를 가서 모범복사단으로 상을 받았는데 그 상품이 바로 미녀와 야수 비디오 테이프였던 것이죠.


집에서 한 번 보고 너무나도 재밌어서 테이프가 닳도록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 대사와 노래는 다 외워버렸고, 옥의 티는 총 16개를 찾아냈었습니다.

당시엔 영화에서 옥의 티를 찾는 것이 유행이었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런 추억을 가진 제게 엠마왓슨이 벨로 나오는 미녀와 야수 실사판 개봉 소식은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 제가 이 포스팅에 사용한 이미지들은 모두 네이버 영화 '미녀와 야수'에 있는 공식 포스터 이미지들만 사용하였고 저작권법 제28조의 '공표된 저작물을 교육, 보도, 비평, 연구 등을 위해서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할 수 있다.'는 내용에 의거하여 비평 용도로 사용하였음을 미리 밝힙니다.


개봉일에 바로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 되지 않아 관람을 했네요.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나와서도 진한 감동이 남았고, 이에 대해 할 말이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크게 2가지인데, 첫째는 각 인물들의 현실적인 커스터마이징에 감탄했고, 벨이 야수에게 빠지는 과정을 훨씬 그럴싸하게 묘사했다는 점. 바로 그 두개의 측면에 맞춰 비평하고자 합니다. 그 중 오늘은 인물 분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먼저 미녀와 야수의 공식 트레일러 영상을 감상해보세요.



미녀와 야수의 원작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인만큼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제작되었었죠.

잔마리 르프랭스 드 보몽(Jeanne-Marie Leprince de Beaumont)의 작품 La Belle et la Bête 가 원작이고 미국의 월트 디즈니 피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을 땐 상당히 많은 부분이 각색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개스톤은 원작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이죠. 



그리고 이번에 영화화된 미녀와 야수에선 1991년 애니메이션을 최대한 충실히 재현하되,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현실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이들만 보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은 느낌으로, 각 인물들의 심리를 깊게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저는 이를 '현실 반영'이 아주 잘 된 모습이라고 감히 평하고자 합니다.



가장 중요한 주인공 벨(Belle). 엠마왓슨이 멋지게 재현해냈습니다. 싫은 감정을 즉각 표출할 줄 알고, 작은 마을에서 살기엔 너무 똑똑하고 진취적인 성향으로 힘들어하는 벨은 늘 더 나은 곳으로 가고싶어합니다. 어릴 적 에니메이션에선 느끼지 못했던 불편함이 성인이 되어 상당한 답답함으로 다가온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를테면 개스톤이 벨의 책을 뺏어 진흙길에 던져도 화 한 번 내지 않고 오히려 정중한 어투로 책을 달라는 모습이 답답했었거든요. 물론 당시 시대배경을 이해한다면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확실히 불편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번 영화에선 그런 답답함 없이 개스톤의 추파에 단호히 철벽을 치는 등 뭐랄까 후련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에서도 소년들만 학교에 가고 소녀들은 빨래터에 있는 상황에서 벨은 자동으로 돌아가는 세탁기를 만들어 소녀에게 글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결국 마을 사람들과 반대되는 행동들 때문에 'Odd' 이미지를 벗기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벨이 모리스에게 계속 'Papa'라고 하는 건 좀 이미지랑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워낙 친근해서 그런 거겠죠? 

벨에 대해선 할 말이 많지만, 이후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뤄보고자 합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Crazy old Maurice' 라는 별명을 달고 사는 벨의 아버지. 애니메이션에선 답답한 이미지가 분명 있습니다. 야수에 대해 사람들이 믿지 않고 조롱할 때 바로 알아채지 못하고 끌려가면서도 고맙다고 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번 영화에선 눈치까지 빠른 똑똑한 아버지입니다. 다만 자신을 죽이려 한 개스톤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렸을 때 그를 증명하기 위해 르푸를 증인으로 내세우려고 한 점은 아쉬운 행동이었죠. 모함을 당해 절박해서 그랬겠지만요.

애니메이션에선 나오지 않던 벨의 어머니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방탕한 이미지로 이야기를 알렸던 야수. 알고보니 교양이 있습니다. 그리고 은근 벨에게 젠틀함을 갖춘 채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모습이 벨의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핸디캡을 가진 상태에서 상대에게 진심을 전하기 위해 어느정도 뉘앙스와 속도로 접근해야 할지 잘 알고있습니다. 초반의 방탕한 모습만 봤을 땐 역시 사람은 변하기 힘드니 나중에도 결국 그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본성은 그런 모습만 가진 게 아니란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예전의 나쁜 습관도 남아있으리라는 생각이...



그런데 야수(왕자)의 이름은 왜 등장하지 않는 것일까요? 애니메이션에서도 급한 상황에서 벨이 "Beast!" 라 부르는 장면이 좀 어색하게 다가왔는데, 왜 그들은 그렇게 친해지면서도 벨이 야수의 이름을 알려고 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영화에서 야수가 아닌 왕자의 얼굴은 굉장히 조금 나오기에 얼굴을 알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네, 왕자는 저렇게 생겼습니다.



개스톤은 확실한 악역입니다. 애니메이션보다 더 악독한 모습입니다. 소시오패스이죠. 자존감이 높아서, 자신을 거절하는 벨을 언젠가 아내로 맞을 수 있다는 환상에 벗어나지 못합니다. 열 번 찍어도 안 넘어가는 나무는 많다는 걸 우리 모두 알아야합니다. 그나저나 영화에서 개스톤 역을 맡은 루크 에반스를 처음 봤을 때 개인적으론 당황스러웠습니다. 개스톤 치곤 너무 나이가 많은 얼굴이 아닌가 싶은... 하지만 워낙 연기를 잘 해서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선 정말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르푸에 대해선 할 말이 많습니다. 퀴어코드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르푸는 충분히 자신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내는 캐릭터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선 그냥 말 그대로 개스톤의 꼬붕이자 호구인데 이번 영화에선 확실히 친구입니다. 술집에서 자괴감에 빠진 개스톤을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느낌이고, 개스톤이 행동을 잘못 한다 싶을 땐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에 기세에 눌려 저지를 하진 못하죠. 이 이상 이야기를 한다면 스포일러가 되니 직접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전 이번 미녀와 야수(2017)에서 기존에 비해 가장 부각되는 캐릭터가 바로 르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야수의 성에 나오는 르미에, 콕스웍스, 미세스 팟 & 칩, 가수 옷장, 카덴자, 플루메트 모두 사람의 모습과 사물의 모습이 묘하게 닮아있습니다. 저주에 걸리기 전 성 안의 사람들을 자세히 봐두고, 이후 사물의 모습에 익숙해진 뒤 다시 인간이 될 때(이정도는 원작을 못 봤더라도 예상 가능한 범위라 스포일러라고 할 순 없겠죠?) 그 모습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또한 애니메이션에선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자기멋대로인 야수와 그의 하인들의 묘한 긴장심리도 엿볼 수 있습니다. 하인들은 저주를 풀기 위해 야수와 벨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그래도 계층의 벽은 존재했던 것이죠. 영화화 되면서 바뀐 부분 중 마음에 들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야수가 벨을 놓아준 것 때문에 저주를 풀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저버리게 된 하인들에게 사과를 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야지요. 자신의 감정에 따른 행동 때문에 모두를 절망에 빠뜨릴 수도 있었던 것이니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전반적으로 미녀와 야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들에 현실반영이 잘 되었고 각 캐릭터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 탁월한 편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감히 평하자면 10점 만점에 9.5점을 주고 싶네요. 이 영화가 더 대단했던 이유는 바로 다음편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각 인물에 대한 비평을 하기 위해 공식 포스터를 사용했음을 밝힙니다.





마지막으로 공식 OST Beauty and the Beast 뮤직비디오 영상으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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