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동쪽 19


주막은 한산했다. 우선 지노가 조순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장수님의 무예는 보통이 아닌데, 어찌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을지 궁금하군요. 조조의 장수 조순만 알고 있었을 뿐인데..."
"그 동안 해야할 일을 찾고 있었습니다. 홀로 작은 공은 여러번 세웠으나, 아직은 때가 아니라 생각하여 비장의 심복으로 있었을 뿐입니다."
"그 비장군이 누군진 모르나 큰 인재를 잃었소이다."

그들은 앞으로의 일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어딘가로 가서 작은 나라를 일으키거나 비교적 세력이 약한 나라로 가서 부흥을 시켜야 했다. 여러 후보가 나왔으나, 군주로 섬기고 싶은 자가 아무도 없었다. 그 때 지노가 무언가 떠오른듯 반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동쪽으로 갑시다."
"동쪽? 손권에게 가자는 소리요? 그 곳엔 이미 인재가 많이 있소."
"보다 동쪽이오."
"보다 동쪽이라... 바다를 건너자는 말이오?"
"그렇소. 그대들은 동이를 아시오?"
"공자가 돌아가고 싶어하던 그 동방예의지국 말이오? 자세히는 모르외다."
"사실 동이라는 표현이 잘못되었소. 그들은 오랑캐가 아니오. 체계가 잘 잡혀있는 국가외다. 다만, 그 곳의 삼국은 서로 견제가 심해서 중원을 넘보기 힘든 상황이오. 그곳에서 잘만 하면 조조의 군사는 오합지졸이 될 것이오."
"흥미로운 얘기군요. 그러나 너무 먼것 같소. 그리고 바다 건너에 대해선 들어본게 별로 없는것 같소."

지노와 서서가 이런 얘기를 하는 동안 조순이 결연히 말했다.

"난 찬성이오."
"조장수님 이유라도 있습니까?"
"조자룡장군은 내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내가 공손찬의 밑에 있을 때, 동쪽에 흥미롭고 강대한 삼국이 있었다. 후에 유비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곳으로 가서 군대를 이끌고 연주지방을 평정하고 싶다.'라고요. 지금 지노선생의 말씀을 들어보니 자룡장군께서 말씀하신 곳이 그 곳 같습니다. 장군님이 못한 일을 제가 하고 싶습니다."
"지노선생과 조순장수님까지 그렇게 말씀하시니 할 수 없군요. 그럼 동쪽으로 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가면 좋을까요?"
"서주나 오군, 회계 같은 곳에 삼국중의 하나인 백제와 왕래하는 항구가 있을 것입니다. 장강을 따라 가도록 합시다."

셋은 그날 그 곳에서 묵고 다음날 장강을 따라 동쪽, 보다 동쪽으로 향했다. 노자금은 장사로 충당했다. 가는 곳마다 시세가 달랐으므로, 이윤은 금방 늘어났다. 주막에 들러서 쉴 때면, 낮에는 조순에게 무예를 배우고 밤에는 세상일을 의논하며 손권의 영역까지 들어왔다. 다행히 그들을 수상하게 보는 곳이 없어서 별 무리 없이 갈 수 있었다.

"항구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는데 너무 힘들군요."

오랜 여행에 익숙치 않은 지노가 푸념했다.

"그래도 우리에겐 말이 있으니 다행이지요."
"말보다 빠르게 갈 수는 없을까요?"
"글쎄요 말보다 빠를 수가 있을지..."

지노는 규격화된 도로의 필요성을 느꼈다. 규격화된 도로가 완성되면 말이 끄는 전차라도 빠른 운송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편하기도 할테니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할 것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중 한 곳에 가서 그 곳을 부흥시키고 그 곳에 도로개량도 건의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며칠이 지나 그들은 항구에 당도했다. 주로 상인들이 눈에 띄었고, 높은 신분으로 보이는 사람의 무리도 보였다. 지노는 사공에게로 가서 물었다.

"여기서 백제로 갈 수 있나요?"

사공은 지노의 무리를 쳐다보고는 엄청난 액수의 배삯을 불렀다.

"천금을 가져오시오."
"아니 무슨 배삯이 그렇게 비싸단 말이오."

조순의 물음에도 사공은 대꾸가 없이 할 일을 하고 있엇다. 흥정은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들이 가진 돈을 몽땅 털어도 천금에는 한참 모자랐다. 그들은 다시 돈을 벌기 위해 근처 시장으로 가기로 했다. 그 때였다. 누군가 저쪽에서 뛰어오더니 숨을 고르며 물었다.

"혹시 지노선생이 아니십니까?"




<20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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