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패드 개러지밴드 16년차 강사 오렌지노입니다. 오늘도 애플 관련 소식을 정리해서 전달드립니다.
앱스토어라고 하면 보통 먼저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개발자가 앱을 판매하거나 앱 안에서 결제를 받으면 Apple에 수수료를 내는 구조, 그리고 그 수수료가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쟁입니다.
그런데 2026년 8월 6일 Apple이 한국 App Store 생태계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공개하면서 조금 다른 숫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2025년 한국 App Store 생태계를 통해 발생한 청구액 및 판매액이 약 38조 1천억 원에 달했고, 5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국내 모바일 앱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는 이야기로 읽힙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Apple에 따르면 이 38.1조 원 가운데 90%가 넘는 거래에 대해 개발자가 Apple에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App Store 매출이라고 하면 모든 거래에서 Apple이 일정 비율을 가져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App Store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경제 활동은 훨씬 넓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임재현 교수와 Analysis Group의 줄리엣 카미나드 박사가 진행했습니다. Apple이 공개한 자료인 만큼 Apple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성격도 있다는 점은 감안해서 봐야 하지만, 한국 앱 생태계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수치가 상당히 많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패드와 Apple 관련 이야기를 꾸준히 다뤄온 입장에서 이번 자료에서 흥미로운 부분들을 조금 더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한국 App Store 생태계, 2025년 38.1조 원
이번 연구에서 추산한 2025년 한국 App Store 생태계의 전체 청구액 및 판매액은 약 38조 1천억 원, 달러 기준으로는 약 268억 달러입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 38.1조 원이 단순히 유료 앱 판매액이나 앱 내 결제 금액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연구에서는 App Store를 통해 연결되는 경제 활동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눴습니다.
실물 상품 및 서비스 구매가 약 32조 3천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는 약 3조 7천억 원, 앱 내 광고는 약 2조 1천억 원 규모로 추산됐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실물 상품과 서비스가 압도적입니다.
예를 들어 쇼핑 앱에서 옷을 구입하거나, 여행 앱을 통해 숙소를 예약하거나, 배달 앱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활동도 App Store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경제 활동으로 집계될 수 있습니다.
이런 거래는 앱을 통해 시작됐지만 실제 결제 대상은 실물 상품이나 오프라인 서비스이기 때문에 Apple이 App Store 수수료를 받는 영역과는 다릅니다.
"90% 이상 Apple 수수료가 없다"는 말의 의미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문장은 아마 이것일 겁니다.
한국 App Store를 통해 이뤄진 거래 금액 가운데 90% 이상에 대해 개발자가 Apple에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을 이해하려면 App Store의 수수료 구조와 App Store 생태계 전체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Apple은 기본적으로 App Store를 통해 판매되는 특정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합니다.
반면 앱을 통해 항공권을 예약하거나, 숙소를 결제하거나, 식료품을 주문하는 것과 같은 실물 상품 및 서비스 거래에는 같은 방식의 App Store 수수료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앱 안에 광고를 넣어 광고 수익을 얻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38.1조 원이라는 전체 경제 규모와 Apple이 직접 수수료를 받는 거래 규모는 상당한 차이가 생깁니다.
다만 여기에서 "App Store 거래의 90%가 수수료 무료"라고 단순화하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수치는 앱 다운로드를 계기로 발생하는 실물 상품, 서비스, 광고 등 폭넓은 경제 활동까지 포함한 생태계 규모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콘텐츠를 직접 판매하는 앱 개발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App Store 수수료 구조가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매주 약 1,200만 명이 App Store를 방문
한국 시장 자체의 규모도 꽤 흥미롭습니다.
2025년 기준으로 매주 평균 약 1,200만 명이 한국 App Store를 방문했고, 국내 iOS 사용자들이 1년 동안 다운로드한 앱은 약 6억 7천만 회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엄청난 숫자입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새로운 앱을 설치하는 빈도가 예전보다 줄었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겠지만, 실제 전체 시장 규모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앱 탐색과 다운로드가 일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앱이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쇼핑, 금융, 여행, 엔터테인먼트, 교육, 콘텐츠 제작을 연결하는 입구가 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App Store의 경제적 영향력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많이 성장한 분야는 여행
2025년 한국 App Store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실물 상품 및 서비스 분야는 여행이었습니다.
그 뒤를 식료품과 일반 소매가 이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여행 예약 방식이 완전히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온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운 결과입니다.
항공권 검색부터 호텔 예약, 현지 교통, 투어 예약까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에서는 모바일 게임뿐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와 기업용 앱의 사용 확대가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눈길이 가는 것은 사진 및 동영상 편집 앱과 교육 앱의 성장입니다.
iPhone과 iPad 성능이 좋아지면서 사진이나 영상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을 넘어 직접 만드는 사용자도 많아졌습니다.
Final Cut Pro, Logic Pro, Pixelmator Pro처럼 과거에는 데스크톱에서 주로 하던 작업이 점점 모바일과 태블릿으로 이동하는 흐름과도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개발자가 만든 앱, 국내 다운로드 약 60%
한국 개발자들의 국내 시장 경쟁력도 상당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 개발자가 만든 앱은 국내 사용자 다운로드의 약 60%를 차지했습니다.
국내 사용자에게서 발생한 전체 매출에서도 한국 개발자의 앱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해외 플랫폼이라고 해서 해외 앱만 강한 구조가 아니라, 한국 이용자들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국내 개발자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카카오나 네이버처럼 대형 기업만 떠올릴 수도 있지만, 이번 자료에서는 작은 개발사와 개인에 가까운 규모의 개발팀 성장도 별도로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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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개발자 매출은 5년간 85% 증가
소규모 개발자들의 매출은 최근 5년 동안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pple은 이 과정에서 App Store Small Business Program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소규모 개발자에게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제도입니다.
Apple이 제공한 사례 중 하나가 국내 개발사 스케치소프트의 'Feather: 3D 드로잉'입니다.
Feather는 iPad에서 Apple Pencil과 터치를 이용해 3D 공간에 그림을 그리고 모델링할 수 있는 앱입니다.
2024년 출시된 이후 156개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Apple 자료에 따르면 10만 명 이상의 유료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2025년에는 Apple 디자인 어워드까지 수상했습니다.
규모가 작은 국내 개발팀이 iPad라는 하나의 플랫폼에 집중해 만든 앱으로 세계 사용자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국내 개발자 76%가 해외에서도 다운로드 발생
한국 개발자들이 국내 시장에만 머물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 개발자의 76%가 한국 이외 국가 및 지역에서도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해외 매출을 내고 있는 국내 개발자들은 평균적으로 한국을 제외한 30개 국가 및 지역에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었습니다.
게임 분야에서는 이 비중이 더욱 극단적입니다.
한국 게임 개발자가 만든 앱 다운로드의 약 85%가 해외에서 발생했습니다.
한국 게임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모바일에서도 상당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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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투게더는 5년 만에 2억 3천만 다운로드
대표 사례로 소개된 것이 해긴의 '플레이투게더'입니다.
플레이투게더는 출시 후 약 5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2억 3천만 회를 넘어섰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이용자 가운데 90% 이상이 App Store에서 자연스럽게 게임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App Store 추천과 게임 노출이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개발사의 설명입니다.
물론 하나의 성공 사례만으로 모든 개발자가 App Store에 앱을 등록하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별도의 국가별 유통망을 처음부터 구축하지 않고도 여러 국가의 사용자에게 앱을 판매할 수 있다는 플랫폼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Apple은 왜 이런 연구 결과를 지금 공개했을까?
여기에서는 발표의 맥락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Apple은 세계 각국에서 App Store 수수료와 플랫폼 운영 방식에 대한 규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앱 유통 방식, 외부 결제, 수수료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Apple이 "App Store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경제 활동의 대부분에는 Apple 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자사의 플랫폼 가치를 설명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38.1조 원이라는 숫자를 Apple의 직접 매출이나 개발자의 App Store 인앱 결제 매출과 동일하게 해석하면 안 됩니다.
반대로 이번 연구가 의미 없는 홍보 자료라고만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앱을 중심으로 여행, 쇼핑, 광고, 콘텐츠, 교육, 게임 등의 경제 활동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로는 충분히 참고할 만합니다.
포항 Apple 디벨로퍼 아카데미도 1,000명 이상 수료
개발자 육성 부분에서는 포항공과대학교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Apple 디벨로퍼 아카데미도 언급됐습니다.
2022년부터 운영을 시작해 지금까지 1,000명 이상의 수료생이 나왔고, 이들이 App Store에 출시한 앱은 400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단순 프로그래밍뿐 아니라 AI, 디자인, 마케팅 등의 역량까지 함께 교육한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앱 하나를 성공시키려면 코딩만 잘한다고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문제를 발견하고 디자인하고,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알리는 과정 전체가 중요해졌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앱 하나가 세계 시장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
이번 자료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은 38.1조 원이라는 거대한 숫자보다 한국 개발자의 해외 진출 비율입니다.
국내 개발자의 76%가 해외에서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고, 해외에서 돈을 벌고 있는 개발자는 평균 30개 국가 및 지역에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작은 국내 개발사가 해외에 제품을 판매하려면 현지 유통망이나 파트너가 필요했습니다.
앱 시장에서는 좋은 아이디어와 충분한 제품 완성도를 갖추면 작은 팀도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물론 App Store의 수수료 정책이나 심사 과정에 대해서는 계속 논쟁할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개발자가 만든 작은 앱 하나가 미국, 일본, 유럽을 비롯한 수십 개 국가의 사용자에게 동시에 판매될 수 있다는 구조 자체가 지난 15년 동안 소프트웨어 산업을 크게 바꿔놓은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패드로 음악을 만들고 교육하면서도 이런 앱 생태계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컴퓨터에 설치하는 전문 프로그램이었던 음악 제작 도구들이 이제 iPad 앱으로 들어왔고, 작은 개발사가 만든 신디사이저나 이펙트 앱 하나를 전 세계 음악가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영상, 음악, 교육 분야 앱이 2025년에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은 iPhone과 iPad가 단순 콘텐츠 소비 기기를 넘어 창작 도구로 사용되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이번 Apple 발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한국 App Store 생태계는 5년 사이 두 배 이상 성장했고, 국내 개발사들은 한국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꽤 강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38.1조 원이라는 숫자는 Apple이 직접 벌어들인 매출도, 개발자들의 순수 앱 판매액도 아닙니다. 앱을 통해 발생한 실물 상품과 서비스, 디지털 콘텐츠, 광고까지 합산한 광범위한 'App Store 생태계 경제 규모'라는 점을 함께 기억하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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