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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연재상자/어떤 존재들

어떤 존재들 4 - 삶에 대한 오렌지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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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노 자작 장편소설 '어떤 존재들'

전편을 보지 않으셨다면, 먼저 보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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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존재들 4 

 온 몸의 감각이 어느 정도 제 기능을 한다고 느껴지면서 내 부모를 찾기 시작했다. 가장 자주 보이는 사람들이 부모일 확률이 크지만 반드시 그렇진 않았다. 누가 나에게 사랑을 가장 많이 주는지를 느껴야 했다. 나를 가장 많이 안아주고 젖을 물려주는 여인이 아무래도 어머니인 것 같은데 생김새를 보니 제갈량으로 살던 곳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지역으로 보인다. 분명 이 곳은 로마이거나 로마와 멀지 않은 곳이라 생각된다. 이 쪽 언어는 분명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다. 하지만 아기는 아기다운 맛이 있어야 하기에, 적당히 울어대고 귀여운 행동을 보여준다.

 왜인지 아버지란 사람을 찾지 못 했다. 아마도 없는 것 같다. 어머니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봐도 이 사람들은 애 앞에서도 말조심을 하는 것인지 좀처럼 힌트를 듣기 어려웠다. 사람들은 나를 ‘코타’라고 불렀다.

 “코타, 자랑스럽게 자라서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

 어머니는 나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다. 지금은 행복하지 않다는 이야기일까?

 “네 아버지처럼 군인이 되지는 말거라...”

 어머니는 말끝을 흐렸다. 아버지는 군인이라는 이야기인데, 그래서 현역으로 복무중인지 전사했는지 알 수 없는 분위기였다. 뭐, 천천히 알게 될 것이니 이 시대와 장소에 대한 파악을 먼저 하기로 한다. 

 아기의 몸은 참으로 불편하다.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기도 어렵고 배고픔도 자주 찾아왔다. 배설의 느낌이 오는 것을 알면서도 어른처럼 참아낼 수도 없다. 이런 몸으로 살다보면 정말 생각마저 어려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오랜 삶 속에서 습득한 지식을 놓치지 않으려 늘 많은 생각을 한다. 그러다 또 배가 고프면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코타, 또 왜 우니? 배가 고픈가 보구나. 엄마 젖 먹고 무럭무럭 자라렴.”

 다행인지, 이번 어머니는 사랑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좁은 집에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생계는 어찌 유지가 되는지 궁금했다. 확실히 부유한 집안으로 보이진 않았다. 몇 생애 전, 로마인으로 산 적이 있었는데 커다란 판테온 신전을 짓다가 채찍에 맞아 죽었었다. 그 큰 원형 돔을 만드느라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강제 동원되어 신전을 지었었는데, 그 신전이 완성되었는지도 궁금했다. 아마도 그 이름이 판테온 신전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에 로마, 혹은 로마 근처에서 다시 태어난 것은 처음이었고 분명 이 곳도 안정된 곳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지러운 시대가 마음에 든다. 이곳에서 자라며 세상을 위해 내가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교육시킬 것인지 참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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