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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연재상자/삼국지 소설

지노의 연재소설 '이상적인 거짓'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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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노는 말을타고 먼지가 일고 있는 쪽으로 달렸다. 그러나 먼지는 점점 멀어지고 말과 사람이 하나로 지치고 말았다. 그러던 중 그 자욱한 먼지가 다시 되돌아옴을 느꼈다. 자세히 보니 군마떼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속도는 갈때에 비해 빠르지 않았다.
'저들한테 걸리면 좋을 거 없겠군 다른곳으로 가서 동태를 살펴야지.'
지노는 숲길에 숨어서 말을 쉬게 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저녁노을이 비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새 그들이 꽤 가까이 다가왔다. 선봉기에는 뭐라고 한자로 써 있었다.
'음..저건 무슨자이지... 채모같은데...음..장..군... 맨 앞에 두 글자는 뭐지... 편장군이나 비장군 이런건가보네...'
지노가 한문을 제대로 읽었다면 그들은 채모의 군대였다.
'근데 저들이 어딜 갔다가 돌아오는거지... 다친사람은 없는거 같은데 싸우러 간건 아닌가보군...'
그 순간 보군중 한명이 이탈하여 숨는게 보였다.
'저사람은 누구지? 적의 세작인가... 저사람한테 뭘 알아내야겠는데, 저사람이 날 보고 과연 겁을 낼까?'
지노는 근처의 물이 고인곳을 찾아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헉! 이건 내 모습이 아니잖아.'
그 곳엔 지노와 다르게 생긴 사람의 모습이 있었다. 매서운 눈매에 멋들어진 수염, 두꺼운 입술. 누가봐도 장수라고 믿을 것 같은 형상이었다. 그런데 이상한건 옷차림이었다. 성에 있던 마을주민들보다 훨씬 좋은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머리엔 관을 쓰고 있었다.
'이건 마치 선비의 차림같은데... 왜 방통이 날 유비로 착각했는지 알만하군.'
그 순간, 바스락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누군가 홀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지노는 허리의 칼을 뽑고 슬며시 다가가서 외쳤다.
"당신 누구야!"
"헉!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흑흑..."
"난 니가 군에서 이탈하는것을 봤다! 적의 세작이더냐!"
"아닙니다. 전 그저 채장군이 의롭지 못한 일을 하길래 도망쳐 왔을 뿐입니다.살려주십시오..."
"의롭지 못한 일이라니 그게 무슨말이냐?"
"인자하신 유공을 쫓아서 죽이려고 했습니다."
"뭣이? 채모 그사람이?"
지노는 의심을 받지 않기위해 형주의 관리처럼 행동했다.
"예... 죽이려고 했습니다."
"음... 여기 앉아서 자세히 말해보거라."
"아이고 감사합니다. 채장군께선 갑자기 저희를 소집하고는 유공을 쫓으러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가솔들은 이미 형주에 없기에 오는길에 이렇게 몸을 뺀 것이구요..."
"니 가솔얘기를 하라는게 아니다. 유공은 어떻게 되었느냐?"
"아... 전 궁금하실줄 알았습니다. 저희 누나는 이쁘거든요."
"그렇구나. 그럼 유공얘기를 하고 꼭 가솔얘기도 하도록 하라."
"예예. 유공께선 홀로 도망중에 계곡을 만났습니다."
지노는 삼국지로 읽어서 하는 지식을 총 동원해서 말했다.
"아 저쪽엔 단계라고 불리는 계곡이 흐르고 있지 않느냐?"
"맞습니다! 바로 그 단계였습니다. 유공께서 도망가다가 그리로 말과함께 빠졌는데 어느순간 말이 펄쩍 뛰더니 그 험한 단계를 뛰어넘어버렸습니다. 채장군은 어디가냐고 외치면서 '난 당신이 좋아.'라고 하면서 활을 쏘았습니다. 그 순간 제가 칼을 들고 덤비려 했고 옆에있던 제 친구가 말렸으나 부장이 그걸 보았기에 전 도망칠 수 밖에 없는 몸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군. 그럼 그 단계를 쉽게 건널 수 있는 길이 있느냐?"
"네 저쪽으로 가시다보면 다리가 놓여있을겁니다."
"오 다리가 있다니 고맙다. 이제 너의 가솔얘기를 해보아라."
"배가 고픕니다."
"나도다..."
"......"
"......"
"그러지 말고 먹을거좀 주십쇼..."
"나도 지금 너에게 달라고 하려던 참이었다."
"......"
"......"
"제 누나는 이미 여러 군사에게 겁탈당했으며 눈이 거의 멀다시피입니다."
"아 여기 빵이 있었구나 먹을래?"
"제 누나는 매우 순수하며 눈이 매우 좋으며 책도 잘 읽습니다."
지노는 자신의 옆구리에 있던 주머니에 빵이 몇개 있는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둘과 나누어 먹은 것이다.
"난 이제 갈길로 가야겠다. 너도 이제 네 갈길로 가거라."
"......안녕히 계세요"
지노는 다시 길을 재촉하여 단계를 건너기 위해 말에게 채찍질을 했다. 몇번이고 넘어질 위기가 있었지만 지노는 말타기를 쉽게 배웠다. 그런데 저만치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으리! 나으리!"
지노는 급히 말고삐를 잡고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 넌! 아직 안가고 있었냐?"
"저희 집으로 같이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고맙지만 난 찾을 사람이 있다."
"그러니까 누나가..."
"앞장서라."
지노는 이미 날이 저물어가기에 길을 잃을것을 걱정하여 그 군사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네 이름은 뭐냐?"
"설형이라 하옵니다. 나으리 성함은 무엇입니까?"
"지노라고 한다."
"아 지장군님.... 저기 보이는 마을입니다."
설형이라는 장수는 지노를 집 앞으로 데려왔다.
"어머님 저 왔어요."
"아이구! 니가 왠일이냐 징집된지 몇년만이냐!"
"채장군이 유공을 죽이려 해서 도망쳐왔어요."
"잘했다 우리도 유공을 얼마나 존경하는지 너도 알거다. 근데 옆에있는 분은 누구시냐?"
"지노라고 하옵니다."
"이 나으리는 오늘부터 제가 모시기로 했어요."
"자..잠깐 네가 날 모신다고?"
지노는 뜻밖의 상황에 당황하였으나 우선 말을 매어놓고 방으로 들어섰다. 이런저런 얘기가 끝나고 지노는 빈방에 가서 잠을 청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채모가 유비를 쫓을때라면 방통은 등장하지 않았을 때인데... 방통은 유비를 찾아다녔었던것인가... 몰랐던 사실이군. 지금쯤 유비는 사마휘에게 가 있겠군.'
지노는 스르륵 잠이 들어버렸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서서히 방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검은 그림자가 방문으로 들어온다. 그리고는 지노에게로 다가간다.

<4편에 계속>

4

편히 잠을 이루지 못했던 지노는 인기척을 느끼고 잠에서 깨었다. 그리고는 실눈을 뜨고 검은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어두웠지만 여자임을 알아볼 순 있었다.
'그녀석이 말한 누나인가? 왜 몰래들어오지?'
검은 그림자는 지노의 옷을 뒤지기 시작했다.
'도...도둑이다!'
지노는 잽싸게 검은 그림자의 손목을 잡았다.
"이...이런!"
"누구냐!"
"깨어나다니... 칼을 받아라!"
지노는 순간 몸을 뒤틀어 피한 뒤 손에 집히는 짐만 챙기고는 서둘러 빠져나왔다.
'젠장 뭐야이게...'
마굿간에 보니 다행이 말은 있었다. 방문쪽을 보니 그 검은 그림자는 그저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악의는 없는거 아닌가? 그래도 다가갔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 지 모른다 빨리 가야지...'
그래도 얼굴을 보고싶었던 지노는 달빛에 기대어 검은 그림자의 얼굴을 보았다.
'음...조금......안이쁘군.'
그렇게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며 5분여가 흘렀고 지노는 그녀의 손에 칼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내가 말만듣고 칼이 있따고 생각했나...'
지노는 다시 방을 뚜벅뚜벅 걸어갔다.
"비키시오!"
그리고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누웠다. 그녀는 한번 웃어보이고 문을 닫고 나갔다.
"뭐야...대체...죽는줄알았잖아."

다음날 아침 지노는 설형에게 엄청난 소리를 듣고 말았다.
"미안해요 사실은 전 외동아들이에요..."
"뭔소리야 어제 너네 누나가 내 방에 들어왔다 나갔었는데."
"제가 매우 허기졌는데 빵을 주셨으니 잠자리라도 대접 해 드리려고 거짓말을 했어요. 죽여주세요..."
"그럼 어젠..."
지노는 어제일을 깊이 생각해본다.
'그러고보니... 방문을 막고있던 그녀가 비키지 않았는데 난 들어올 수 있었던 것 같은데...그렇다면...헉!'
"아! 뭔가 집히는게 있어요. 그 방에서 한 처자가 겁탈당한 후 자결한 적이 있어요."
"그...그럴수가!"
지노는 사색이 되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여긴 시뮬레이션 속이 아닌가!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이 시뮬레이션을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실제라고 생각하는게 나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왜 제를 지내지 않는것이냐?"
"아 그렇군요 제를 지내면 사라지겠군요... 저에겐 직접 피해가 없어서 그만..."
"그렇군 난 이만 자리를 일어나야 겠네."
"벌써요? 몇일 더 쉬다 가세요. 그리고 전 나으리를 모시기로 했다구요!"
"맘대로 정하지 마라 난 혼자다닌다."
"글쎄요...제가 도움이 많이 될걸요?
지노는 다시 곰곰히 생각해본다. 이 시대에 대해 잘 모르기에 토박이와 같이 다니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근데 너 짐 안싸고 뭐하냐?"
"앗! 지금 쌉니다!"
설형은 어머님께 하직인사를 하고 지노를 따라나섰다.
"우선 어디로 가시렵니까?"
"단계를 지나 산속의 암자에서 나오는 길목으로 가고 싶은데..."
"글쎄요 암자라...그런곳이 있으려나...우선 집히는 곳은 있으니 그리로 한번 가보죠"
'역시 이녀석 도움이 되는건가..."

한참을 걸었을까, 앉기 편한 바위가 보였다.
"저기 잠시 쉬어가자."
"예 그럼..."
"인기척이 들리면 옆에 시립해줘."
"예? 아...뭐그러죠."
"응 고마워."
얼마 지나지 않아 인기척이 났고, 지노는 설형에게 눈짓을 했다. 설형은 곧 그 눈짓을 알아채고 옆에 시립을 했다. 그리고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막대기 하나를 들고 호위하는 흉내를 냈다. 곧 젊은 장수 한명과 귀크고 팔 긴 사람을 앞세우고 수백군사가 뒤따르고 있었다. 젊은 장수가 지노를 발견했다.
'음... 분명 사마휘에게 간 유비를 찾아 조운이 모시러 온 것일거다...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 운명이 결정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네놈은 누군데 감히 유장군보고도 태평하게 앉아있느냐!"
지노는 말없이 일어나서 그 앞에서 넙죽 절을 했다.
"무...무슨짓이냐?"
"조장군께서 형식적인 대접을 원하시는 듯 하여 최대한 갖추고 있는 중입니다."
"아니 무엇이! 네놈이! 그리고 날 어찌 아느냐!"
"그만두시오 자룡."
"주공...하오나..."
"그대 이름이 뭐요?"
드디어 유비로 예측되는 사람이 지노에게 이름을 물었다. 지노는 마음을 다잡았다.
"저같은 하찮은 것의 이름을 알아서 좋을것이 없습니다. 유사군..."
"아니오. 내 예상이 맞다면 그대는 수경선생이 말한 복룡, 봉추중 하나일 듯 싶소."
수경선생이란 유비가 찾아간 사마휘를 이르는 것이며, 복룡, 봉추는 당대의 참모 제갈량과 방통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지노는 유비가 자신을 높게 봐주어서 기뻤다.
"제 능력으론 이미 그분들을 따라갈 순 없습니다."
"그렇소? 그렇다면 그대는 복룡, 봉추를 알겠구려! 제발 날 도와주시오. 그들은 어디에 있소?"
"유사군께서 성의를 다 하신다면 머지않아 두분 다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바랄것이 없겠소이다. 번거로우시겠지만 나를 따라가지 않으시겠소?"
"유사군께선 어서 돌아가시어 불안해하는 장수들을 달래셔야 할 것입니다. 저는 따로이 만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음... 그 말이 맞는 것 같소 모두들 불안해하고 있을테니... 가기전에 이름좀 말해주시오."
"어서 이름을 대지 못할까!"
그동안 참고있던 조운이 끼어들었다.
"자룡! 어찌 무례하게 구는가!"
"주공......"
"저는 지노라고 합니다. 앗, 저기 관장군, 장장군께서 오십니다. 그럼 전 이만 가겠습니다. 서두르세요."
저쪽에선 관우와 장비가 약간의 군마를 이끌고 유비를 맞으러 오는 중이었고, 지노는 그틈에 사라졌다.
"형님!"
"아우야!"
"어떻게 되신겁니까!"
"돌아가서 얘기하자꾸나..."
"그런데 형님 아까 그 사람은 누굽니까?"
"글쎄... 예삿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 자 어서 돌아가자."
"예, 형님."
유비는 관우, 장비, 조운의 호위에 무사히 떠났다. 옆에서 설형이 물었다.
"유공께서... 여기는 무슨일입니까?"
"유사군은 수경선생을 뵙고 채모의 추격을 피해 신야성으로 가는 중일 것이다."
"그런데...대체 그 유사군은 무슨말입니까?"
"글쎄... 책에서 그렇게 부르던데?"
"책이라고요?"
"앗! 아니다. 자 이번엔 신야성 저잣거리로 가자."
"......예 갑죠."
지노는 한번에 유비, 관우, 장비, 조운을 대면하여 심장이 매우 뛰었다.
'조운에게 눌릴뻔했다... 눈빛으로만 날 제압하다니 대단하다... 그에게도 잘보여야 할텐데... 관우도 얼굴이 실제로 검붉은색이군... 장비의 고리눈도 무섭고...'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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