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요의 가사들을 보면 직설적이거나, 그저 대화에 불과한 가사가 많다.
곡이 없이 가사만 들어도 시적인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 글은 약 10년 전, PC통신에서 떠돌던 글로,
당대 내노라하는 가수들의 작사법에 대해 패러디한 것이다.
특징을 잘 살려내어 코믹하게 그려낸 점이 인상깊다.
유희열, 이승환, 김동률, 박진영, 신해철의 작사법
배고픈 여자친구를 위해 작사한 가사
유희열
배고프니? 너의 안색이 오늘따라 더 창백한걸.
너를 위해 향기좋은 빵을 굽고 맛 좋은 파스타를 요리하고
루즈빛 와인을 따라주고 싶어.
하지만 난 말야. 널 보는것만으로도 배가 부른걸.
너의 향기에 이미 난 취했는걸.
내게 있어 넌 가장 향기로운 빵 가장 맛있는 파스타 가장 감미로운 와인...
너처럼 나도 너의 허기짐을 채워줄수 있다면...
(트렌디한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여성수필류 같은 말투)
이승환
신당동 떡볶이 ? 장충동 족발 ? 아님 호텔식 부페?
말을 해! 내게... 니가 먹고싶은 것, 니가 배고픈 이유.
그리 꿍하게 못먹은 듯한 불쌍한 얼굴 부담돼.
나까지 배가 고파지지. 늘 그렇지.
센 척해도 속으로는 배고프고 상처받고... 너란 애 그렇지.
말 한마디면 널 위해 모든걸 해주는 내가 있는데.
그걸 모르는 별꼴인 너. 그래서 나 아니면 안되는 귀여운 너.
(특유의 심오하면서도 유치찬란 수다체)
김동률
그대 그리도 허기진가요? 창백한 안색이 못내 안스럽소.
비록 미천한 나이지만 그대 허락한다면 내 기꺼이 그대를 위해 손을 걷겠소.
배고픈 그대의 맘을 채울수 없는 편협한 내 사랑이기에
그대의 굶주린 배라도 채울수 있는 내가 되겠소.
그렇게라도 이 못난 내가 그대의 곁에 머무를 수 있다면
나 후회없이 그리하겠소.
(고전을 연상시키는 철학적 문장)
박진영
배고파?
느껴봐봐. 느껴봐봐.
지금 너의 눈빛에 녹아있는 내 모습을 느껴봐봐.
우린 그곳에서 처음 만났지. 니 모습에 반해 내 여자를 잊었어.
오늘밤. 너를 위해 나의 모든것을 바칠께. 널 채워줄께. 참지마.
(여자 나레이션)안돼.안돼. 난 참아야돼.
괜찮아. 먹어봐봐. 참지말고 먹어봐바. 이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내 뜨거운 사랑으로 녹여줄께.
(여자 나레이션)안돼,안돼. 난 참아야돼.
먹어봐.먹어봐.
(심의에 무사통과한 음담패설류의 진한 말투)
보너스 트랙..(신해철 버젼)
제목: 허기에 관하여.
네 배를 졸라오는 허리띠처럼 넌 배가 고프다.
네 초라한 얼굴을 보며 단 한번만이라도
배불리 먹일수 있다아 미어으으으으으은......
침을 흘리며, 몸서리치게... 어쨋든 먹을 수 있을때까지 먹이고 시퍼어으으으...
그러다 보면 배가 불러져 쓰러질 날이 오겠지.
하지만~~~
지금은 굶는 거야아아아아아아~~~
아우~~ 지금은 굶는거야아아아아아아아~~~~
(신해철 특유의 인생무상, 독자심오한....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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