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렌지노상자

생일날의 일기 1 (9/6)

반응형


9월 6일



금요일이기에 학교에선 이날 챙겨주었다.

겨우 시간맞춰 학교에 도착하니 정민선배가 포장된 선물을 주었다.

뜯기전엔 감이 오질 않았다.

내 생일중 처음이었다. 이렇게 선물받는거...

남자들은 그런거 잘 안챙기니까... 그래서 더 고마웠다.

강의실로 들어가니 수희누나가 선물을 주었다.

CD였다. 오오... 열심히 들어야지...



내 생일 전날이기도 했지만 이날은 개강파티가 있는날이었다.

정민선배가 마련한 자리이므로 오래는 못있더라도 들르려 했지만 그럴 수 없는 사건이 생겼다.



논리학 강의가 끝나고 쉬는시간에 중환이형이랑 동진이형이랑 매점에 갔다.

동진이형이 컵라면을 사줬다. 사천짜장!

급히 먹고 윤리학 강의로 들어갔다.

오늘부터 지정석이기에 요청에 의해 내 자리에 가방으로 맡아져있었다.

자리에 앉았다.

어느정도 지나서 자세를 고치려고 엉덩이를 살짝 들었을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엉덩이쪽을 보니 하얀 껌이 주욱 늘어지고 있었다.

우........

짜증이 밀려왔다.

물휴지와 휴지를 꺼내서 긴급조치를 하고 일단 앉았다. 지금 나가면 주위의 시선을 끌거고 왜 그러는지 쳐다보면 내 엉덩이가 보일거고...우우우...

휴지를 대고 앉았다.

이날 윤리학교수의 강의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쉬는시간까지 길었던 한시간동안 분을 삭이며 있었다.

쉬는시간이 되어 화장실로 서둘러 갔다.

껌은 제대로 붙어있었기에 잘 띠어지지도 않고 화장실의 사람들의 시선도 귀찮았다.

내가 씩씩대면서 강의실로 돌아왔고 중환이형이 보자고 하더니 떼준다며 화장실로 데려갔다.

화장실에서 중환이형이 라이터로 껌을 잘 떼주고 있는데 과 선배가 들어왔다.

"니네 왜 여기서 이상한짓해. 너무 불건전한거 아냐?"

평소에도 안좋은 기억인 선배가 이런말을... 그리고 기분도 있는대로 upset된 상태에서... 짜증이 밀려왔다. 대꾸도 안했다.

그렇게 껌은 다 떼고 검은 그을음만 남았다. 이정도야 집에서 해야 할 일이고 내가 티와 셔츠를 입었기에 어느정도 가려졌다.

강의실로 돌아가는데 또 안좋아하는 선배가 내 심기를 있는대로 뒤틀어놓았다.

자기 친구한테 내 얼굴을 보여주며 '얘 터보 김정남 닮지 않았냐?' 라며 히죽댄다.

나만보면 그얘기하는데... 내가 그만하라고 해도 멈추질 않는다.

"안닮았어요."

결국 난 표정관리가 안되어서 굳은 표정으로 한마디 하고 강의실로 들어가버렸다.

이들이 있는 개강파티에 어찌 가고싶으랴...

중환이형이 무언가 귓속말로 위로해줬다. 흐흐 말만이라도 고마웠다.

음... 암튼 엉덩이에 껌붙는 기분은 말그대로 초짜증이었다.



강의가 끝나고 개강파티 오라는 선배들의 말을 뒤로한채 집으로 갔다.

정민선배한테 엄청 미안했지만 난 날 짜증나게 한 그 두 선배를 또 보긴 싫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어떻게 읽게 된다면 제 상황이 최악이었으니 저의 이런 표현으로 기분나빠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하철에서 화이에게 문자로 축하를 받았다.

집에와서 바지에 빨래비누 묻힌 솔로 벅벅 문지르니 그을음도 사라졌다.

선물을 풀어보니 오렌지필통에 10여가지의 오렌지색 펜들!!

입이 딱 벌어진! (갤러리 사진 참조)

그리고 babyface CD. 들어보니 노래 마음에 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