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동쪽 20
지노를 알아본 사내는 많이 뛰었는지 연신 숨을 고르며 묻고있었다.
"지노선생과 서서선생이 맞으시지요? 소인이 기다린지 오래이옵니다."
사내의 뒤엔 약간의 병사가 따르고 있었다. 지노의 일행은 경계심이 들었으나, 왠지 익숙한 부대였다.
"그대들은 누구요?"
"저희는 군사께서 몰래 보낸 수군입니다. 지노선생과 서서선생이 가시고 한식경이 지나자 아무래도 바다를 건널 것 같다며 급히 저희를 이곳으로 보내셨습니다."
"공명선생이 우리가 이곳으로 올지 어떻게 알고?"
"군사께서 이 항구를 중심으로 찾아보면 반드시 올 것이라 했습니다. 저희도 믿기 어려웠으나 이렇게 두 분을 뵈었습니다."
"공명선생께서 더 하신 말씀은 없느냐?"
"원하는 곳 까지 모셔다 드리고 두분께서 필요하시면 동행하라 하셨습니다."
지노일행은 뜻밖의 지원군을 맞이하고 적은 수의 병사를 데리고 근처 주막으로 갔다. 이른 밤이 되자 서서가 지노에게 물었다.
"선생이 말한 곳으로 가서 군주를 뵈오면 선물이 필요할 듯 한데 뭐가 좋겠소?"
"군주가 아니라 왕이오. 선물로는 차(茶)나 병서가 좋을 것 같소만..."
"병서를 구하긴 쉽지 않소. 차로 합시다."
"약간의 병사가 생겼으니 자금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이오. 일단 저들을 치하해야 하니 저들을 위해 남은 자금의 일부를 쓰고 이 근방에서 장사를 통해 어느정도 자금을 마련하고 차를 사서 갑시다."
이리하여 그들의 한반도행은 미뤄졌다. 좋은 술과 고기를 사서 병사들을 배불리 먹여 병사들을 달랬다. 그리고 다음날 지노와 서서, 조순은 그동안 했던것처럼 시세차를 이용한 장사를 통해 며칠간 얼마간의 자금을 마련했다. 그리고는 좋은 차와 소량의 비단을 사서 떠날 채비를 했다. 제갈량이 보낸 군사들이 가져온 세 척의 배는 크진 않았지만 튼튼했다. 가장 큰 배에 지노와 서서가 타고 다른 한 척은 조순, 남은 한 척은 지노가 오기 전에 그들을 통솔하던 병사가 타서 지휘를 하였다.
며칠만에 그들은 한 항구에 다다랐다. 그 곳의 경치는 중국대륙만큼 광활하진 않지만 빼어난 경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경관에 취한 서서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 곳이 동방의 국가..."
"아마 원직선생도 마음에 들 것이오."
"귤색선생은 이 곳을 잘 아시오?"
"이 곳은 제 고향과도 같습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이 백제인지, 고구려인지 알 수가 없기에 항구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저희는 중국에서 왔습니다. 전하가 계신곳이 어디입니까?"
"무슨일로 왔소? 누군지도 모르고 알려드릴 수 없소."
그럴만도 했다. 대뜸 왕이 있는 곳을 물어봤으니 말이다. 할수없이 일단 항구에서 쉬고 있는데, 몇몇 군사가 지노 일행을 향해 달려왔다.
"저기 수상한 자들이 있다! 저들을 생포하라!"
지노의 병사들이 임전태세를 갖추고 저항하려 했으나 지노가 말렸다. 그 덕에 지노일행은 그대로 생포될 수 밖에 없었다. 대장같이 보이는 자가 외쳤다.
"너희들은 누구냐! 바른대로 대라!"
"우리는 중국대륙에서 왔소. 전화를 알현하러 왔소이다."
"사신의 행렬로 보이진 않은다. 얘들이 이들을 관청으로 데려가라!"
병사들이 대항하려 했으나 지노가 말리는 바람에 그들은 순순히 관청으로 끌려갔다. 그 곳의 관리는 지노 일행을 보자 병사들을 꾸짖어 물리친 뒤 지노 일행을 맞았다.
"병사들이 실례를 한 것 같소. 수상한 자들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서 일단 모셔오라 했더니 무례를 범하였구려. 용서하시오."
"아니오. 그보다 이 곳은 어디지요?"
"이곳은 대 고구려의 영토요."
"우리를 전하께 데려다주시오."
"우선 사람을 보내 전하께 아뢰겠습니다. 그 동안 이 곳에 머물러주시오."
"알겠습니다."
그리하여 지노 일행은 고구려의 한 관청에 잠시 머무르게 되었다.
<21편에 계속>2004/05/05 - [연필상자] - 이상적인 거짓 2부. '보다 동쪽' 19편
2004/03/24 - [연필상자] - 이상적인 거짓 2부. '보다 동쪽' 18편
2004/02/25 - [연필상자] - 연재소설 '이상적인 거짓' 17
2002/10/20 - [연필상자] - 지노의 연재소설 '이상적인 거짓' 16
2002/09/18 - [연필상자] - 지노의 연재소설 '이상적인 거짓'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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