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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존재들 1 '제갈량' - 오렌지노 새 장편 소설 어떤 존재들 1 - 제갈량 정체가 탄로나기 전에 이 곳을 떠나리라. 이 곳은 전장임을 무색하게 해주는 적막한 작은 방. 나는 이제 이 곳에서의 할 일을 다 해간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제 내가 어떻게 돌아갈지를 구상해야 할 때이다. 작은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저 등잔불은 저리도 쓸쓸할 수가 있단 말인가. 내가 갈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낮에 내가 보낸 사자에게 들은 말 때문이었다. "승상, 사마의는 아낙네의 옷가지를 보고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더냐? 다른 특이사항은 없었고?" "제게 질문을 했는데... 승상께서 언제 잠자리에 드시는 지, 집무를 얼마나 보시는 지 등을 물어보길래 그대로 일러주었습니다." "괜한 짓을 하였구나. 그래, 반응은 어떻더냐?" "송구하옵니다. .. 더보기
사랑받아야 사는 여자 - 오렌지노 단편소설 단편소설 '사랑받아야 하는 여자'는 총 3편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1, 2편을 아직 못 보신 분들은 먼저 감상 부탁드립니다. 세련된 란제리 차림의 수애가 거울을 바라본다. 혼자 살기엔 약간 넓은 듯한 그녀의 집. 알아주는 기업의 잘 나가는 마케터인 그녀는 적지 않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옷과 화장품에 투자하기 일쑤다. 전신거울 앞에 엄청난 양의 화장품이 진열되어있다. 분명 일주일에 한 번도 쓰지 않은 화장품도 있을것이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충분히 감상한 수애가 거울 옆의 수정구슬을 바라본다. 신비한 보라빛을 띄는 수정구슬이 그녀의 미모만큼이나 빛나고 있다. 수애는 뭔가 아쉬운듯한 표정으로 구슬을 쓰다듬는다. 사실 그 수정구슬은 그녀의 생명력 그 자체이다. 이 수정구슬은 그녀가 받는.. 더보기
[단편소설] 사랑받아야 사는 여자 - 2 "전편을 먼저 읽어주세요." [단편소설] 사랑받아야 사는 여자 - 1 '잘 도착했어요? 전 들어왔습니다.' 짧은 메시지였다. 이 남자, 상당히 건조하다. 수애는 늘 하던대로 30분을 기다려 짧게 답장한다. '네 그럼요 ^^' 문자를 보낸 뒤, 초조하게 수정구슬을 응시한다. 빛이 환해질 때가 되었는데, 여전히 차이가 없다. 다시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다행입니다. 좋은 꿈 꾸세요.' 이럴수가. 이런 남자는 처음이다. 소개팅 도중 이 남자를 사로잡기 위해 온 힘을 다 하진 않았지만 분명 실수한 것은 없었다. 이 쯤이면 긴 문자메시지로 수애를 귀찮게 하고, 수정구슬도 눈에 띄게 빛나야 했다. 손톱을 물어뜯던 수애가 15분만 기다린 뒤 답장을 보냈다. '네 기오씨도요.' 오늘밤은 잠이 쉽게 들 것 같지 않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