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에서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약 20분정도 걸려 끝까지 올랐지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리뷰 : 세상에서 가장 긴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소호 거리 - 홍콩간지노 #22
고도가 상당히 높은 것 같습니다. 산도 아닌데 귀가 반응하네요. 라면도 잘 안 끓을 것 같습니다 ㅋㅋ
이제 내려가야 하는데... 걸어서 갈 엄두는 안 나고... 뭔가 방법이 있겠다 싶었는데 버스정류장이 보입니다.
옥토퍼스카드로 되는지도 모르겠고, 어디까지 가는지도 모르겠고...
아이패드를 꺼내 구글맵스를 찾아보니 센트럴 까지 가는 버스가 있긴 하네요.
버스를 기다리는 행인이 있길래 물어봤더니, 옥토퍼스카드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몇 분을 기다리니 아주 작은 3번 마을버스가 도착...
타려고 하니 기사가 손가락 하나를 펴 1을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소리지? 했는데 안 태워주는 거 보니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고...
옆에 같이 기다리던 홍콩 주민이 1명 자리만 남았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쪽은 혼자였는데 우리때문에 못 탄 것인가 ㅠㅠ
드디어 버스를 탔습니다.
내려가다보니 왜 버스 정원이 있는지 알겠더군요.
경사가 높다보니 이 버스를 타고 서서 갈 순 없겠더군요.
물론 한국에서 곡예버스를 타던 사람들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ㅋㅋ
색다른 건 홍콩 마을버스에서 속도계를 모든 승객이 볼 수 있게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해두었다는 것.
센트럴에 내려서 걷기 시작합니다.
트램 정거장이 특이하네요. 아이패드로 도배되어있습니다.
트램이 아닌 iPad2가 도착할 것 같은 정류장...
점심 먹을 곳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녀봅니다.
홍콩 여행 마지막날인 오늘은 말 그대로 자유롭게 여행하기로 했기에, 목적지도 없었거든요.
간단하게 딤섬이나 완탕면 등을 먹을 수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홍콩 번화가를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고민 끝에 들어간 곳은 대형 분식집. 무슨 레스토랑이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메뉴를 보니 저렴한 편입니다.
음식 종류가 굉장히 많았는데, 그 중 만만해보이는 메뉴판을 찾았습니다.
다행이도 영어로 된 설명이 있어서 무슨 음식인지 유추할 수가 있었죠.
먼저 소고기가 들어간 면 요리,
버섯과 후라이된 라면이 들어간 요리
음식은 예상외로 맛있었습니다. 입에 맞는데... 문제는....
서민적인 식당이었기에 붙어있는 테이블로 옆에 다른 서양 손님들이 있었는데.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시끄러워서 정신과 상담 받을 뻔 했습니다.
스페인 사람으로 추정되는데... 그 풍부한 표현력과 마치 수다 대회 결승전을 보듯 폭발적인 수다.
아마 이 여자를 연구한다면 '수다 다이어트'를 개발해 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먹는 것보다 수다를 통해 소비하는 칼로리가 더 많아 보이더군요.
혼이 정말 쏙 빠졌습니다. 나의 멘탈은 이미 저 멀리 떠다니고...
배가 고프고 맛도 괜찮으니 먹긴 먹는데 목표는 빨리 이 곳을 떠나고 싶을 뿐이고...
이미 머릿속에서는 일본인인척 하며 '빠가야로!! 와따시와 니혼진데쓰! 하하하하!'라며 그 외국인들에게 발길질을 하고 있었고...
홍콩에 와서 서양 사람들 때문에 이리도 심한 정신적 타격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멘붕지노....
비싼 돈을 들여도 좋으니 조용히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얼른 그 곳을 나왔습니다.
분명 들어오기 전에는 시끄럽다고 생각했던 홍콩 거리는 모차르트의 자장가처럼 고요한 분위기로 변해있었습니다.
이 상태로는 공사장에 가도 포근하게 잠들 수 있는 지경...
정신을 바로잡고 슬슬 다음 목적지를 정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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