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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이 선종하셨다.
회사에서 소식을 듣고 나도모르게 큰 소리로 놀라서 민망할 정도였다.
2/18일, 오늘이 아니면 갈 수 없다는 생각에,
성당 친구 승균이와 약속을 하고 서둘러 퇴근한 뒤 명동에 갔다.
도착한 시각은 8시 10분.
역 입구부터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고, 꼬리를 찾아 줄을 섰다.
빨간 선이 바로, 내가 줄을 섰던 길이다.
다음 스카이뷰로 찍어보니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의경들이 나와서 고생을 하고 있었다.
추워보였는데, 안쓰러웠다.
명동거리를 이렇게 자세히 본 것은 처음이었다.
간혹 무슨 줄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고
박정희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도 조문 갔었냐고 소리치는 술 취한 아저씨도 있었다.
줄을 선 채로 사람들 사진을 찍으니, 길게 늘어선 줄을 찍을 수 없었다.
춤고, 다리도 아팠지만, 김수환 추기경님을 마지막으로 뵙고자 하는 바람이 너무도 컸다.
김수환 추기경님을 생전에 뵌 것은 두 번 정도로 기억한다.
처음은 어머니께서 견진성사를 받으셨을 때,
두 번째는 성서모임의 아버지 홍인식 마티아 신부님의 은경축 미사때,
늘 친근하고, 따뜻하고, 경외스러운 모습이셨다.
이런 저런 감상에 젖어 있다가, 3시간 반 만에 명동성당 입구가 볼 수 있었다.
이미 블로거뉴스를 통해 확인하였던 현수막이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대성당에 제대 쪽 입구로 들어가서, 반대쪽 문으로 나갈 때까지,
약 3~5초 주어진 시간은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김수환 추기경님의 모습을 보면서,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에, 대성당을 나와서도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추기경님은 여전히 온화한 모습이셨다.
기념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좀 부끄럽긴 했으나,
먼 훗날 오늘을 생각하면서 이 감정을 떠올리고 싶어서
서로의 사진을 남겨주었다.
초등학생때부터, 복사단, 레지오, 예비신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 승균이
그리고 모습을 알아볼 수 없는 나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나와 있었다.
3시간 반을 기다려 3~5초간 조문을 드린 것이 전부였지만,
전혀 억울하지 않았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이 마음을,
추기경님께서 하늘로 불려 올라가신 두번째 날,
직접 마음을 담아 부른 레퀴엠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2009/02/17 - [지노자유상자/하고 싶은 말] - ▶◀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께 직접 올리는 추모곡
2/20(금) 10시부터 PBC, 아프리카에서 김수환 추기경 장례미사 생중계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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