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자취요리로 돌아왔습니다.
언젠가 저렴해서 사둔 돼지고기 목살이 냉장고에서 추워하는 것 같아 오늘 저녁에 먹어야겠다 싶었습니다.
일단 냉동되어 있는 상태라 해동을 해야했는데, 일찍 생각했다면 진작 냉동실로 옮겼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 비닐 채로 미지근한 물에 담그고 한시간정도 기다려봅니다.
전부 해동이 된 것은 아닙니다.
붙어있는 고기들을 떼어내기 위해 회를 써는 사시미 칼을 이용했습니다.
잠시 위험한 순간이 있었는데, 손톱은 참 위대합니다. 사시미가 그렇게 날카로운 상태가 아니었기에 손톱만 긁고 지나갔거든요 휴...
물기를 쫙 빼주고 시즈닝을 듬뿍 해줍니다.
예전에 아이허브인가 비타트라에서 샀던 갈릭솔트와 블랙페퍼를 그라인딩하여 촵촵 뿌려줍니다.
달궈진 팬에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 조심스레 고기를 넣습니다.
추라아ㅏ어ㅏ러차ㅏ차차!!! 하면서 고기가 타기 시작합니다.
시어링 과정은 육즙을 가두는 데 중요한 과정인데 이 고기는 칼집이 마구 나있네요 헤해허ㅏ허허ㅔ헿
한쪽이 어느 정도 바싹 익으면 뒤집어줍니다.
사실 더 익혀야 하는데 칼집 난 고기에 그정도로 애착이 가진 않네요.
이즈니 버터를 팬 한 쪽에 녹여 고기에 끼얹어줬습니다. 이 때엔 마늘 향도같이 입혀주고요.
그리고는 오븐에서 래스팅을 해봅니다.
이 오븐 ㅋㅋㅋ 2만원짜리 노브랜드 미니오븐입니다.
좋은 오븐이 있으시다면 약불에서 은은하게 골고루 익혀주세요.
오븐 내부를 미끄덩미끄덩 하게 코팅해준 우리의 돼지목살 스테이크가 완성되었습니다.
오븐에서 익는 동안 다른 두 덩이를 시어링하고 있었지요.
같은 방법으로 시어링한 뒤 이번에는 약불에서 서서히 래스팅하다가 불을 껐습니다.
왼쪽은 오븐에 익힌 것, 오른쪽은 팬에서 약불로 놔둔 것.
그 맛의 차이는 어떨까요?
이것은 팬에서 래스팅한 것. 두꺼운 소고기라면 참 맛있었겠네요. 네 이 고기는 다시 오븐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븐에서 나온 이 스테이크는 참 맛있네요.
그리고 나중에 오븐에 넣은 것들은 그 전엔 나지 않던 돼지누린내가 살짝 났습니다.
역시 스테이크는 팬프라이 시어링과 오븐 래스팅이 아닐까 싶네요.
이 과정만 잘 거치면 싸구려 돼지고기도 괜찮은 맛이 납니다.
아마 여러분이 1인분 만원 이하의 고깃집에서 먹는 고기 맛보다는 괜찮다고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자, 이제 기름범벅이 된 주방을 치워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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