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보며 힐링 캠핑하다 불타버린 헬리녹스 캠핑의자...

이번에 일본을 돌며 소도시를 다니고 캠핑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여행 중,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후지산 보며 힐링하다가… 헬리녹스 의자가 모닥불에 사르륵 타버린 날의 기록

 

후지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잔디밭, 황금빛으로 변하던 구름, 적당히 차가운 바람. 캠핑의 3요소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저녁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화롯대에 불을 피우고, 믿고 앉는 헬리녹스 체어에 기대어 힐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잠시 뭔가를 가져오려고 잠깐 일어나서 다녀온 약 5초의 시간...

그 사이에 의자가 모닥불로 날라가 스킨에 큰 구멍이 생겨버렸습니다!!

 

 

바람이 한번씩 훅 불고 있었는데, 이렇게 가벼운 경량 캠핑의자를 단 5초라도 혼자 놔두면 안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죠.

그래서 보통은 프레임에 돌이나 물병같은 걸 고정해서 쓰는 것이 정석이더라고요... 초보 캠퍼라 수업료를 낸 셈이죠.

 

사진으로 보면 더 가슴이 쓰립니다. 찢긴 메쉬 너머로 후지산이 너무나 또렷하게 서 있습니다. 풍경이 프레임을 빼앗아 간, 아이러니한 명장면이 탄생했습니다.

 

 

 

인기 좋고 비싼 그 의자, 스킨만 따로 구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가

 

헬리녹스 체어는 구조상 프레임과 스킨이 분리되는 교체형입니다. 머리로는 “스킨만 바꾸면 되지”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본 현지에서 스킨만 따로 파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확인한 매장과 온라인 샵에서는 당시 재고가 없거나, 프레임 포함 세트만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대목은 경험 기반의 이야기이므로 시기·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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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만 말하면, 제 일정 안에 ‘스킨 단품’은 못 구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헬리녹스 일본 계정을 태그해 문의도 남겼지만, 제 경우에는 답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쓰레드에 함께 업로드되었는데, 그 곳에서 일본인들의 경험담이 댓글로 달렸습니다. 

 

생각보다 저와 같은 사고를 경험한 사람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그래도 웃으면서 정리하는, 불구멍과의 동거 팁

 

저 같은 사태를 피하려고, 다음 원칙을 몸에 새겼습니다. 해학 섞어 적지만, 제 허리와 지갑이 증인인 진지한 체크리스트입니다.

 

화롯대와 의자 최소 거리 1.5m

바람이 바뀌면 2m도 가깝습니다. 의자를 고정했더라도 모닥불의 불티는 생각보다 멀리 납니다. 특히 메쉬 의자는 불티의 천적입니다.

 

바람 방향이 바뀌면 의자부터 옮기기

불이 아니라 의자를 먼저 움직입니다. 의자는 가볍고, 불은 무겁습니다.

 

은박 방열시트는 바닥용일 뿐

열 복사는 조금 줄여도, 공중에서 날아오는 불티를 막지는 못합니다.

 

스파크 대비 의자 커버 준비

메쉬 위에 덮는 난연 담요나 소형 방염 커버를 하나 챙겨두면 체감 안전도가 올라갑니다. 단, 너무 가까우면 답은 없습니다. 거리 확보가 먼저입니다.

 

불멍 모드와 작업 모드 구분

장작을 새로 넣거나 포크로 건드릴 때는 반드시 일어나서 작업하고, 다시 앉습니다. 앉아서 불을 ‘휘젓는’ 순간이 가장 위험했습니다.

 

메쉬는 낮, 패브릭은 밤

해가 진 뒤 불티가 활발해질 때는 메쉬 대신 패브릭 의자에 앉거나, 아예 ‘나무 체어’로 바꿉니다. 장비는 모드에 맞춰 교대 근무를 시키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비상 수선 키트

나일론 보수 테이프, 미니 재봉 세트 정도만 있어도 여행 중 임시 처치가 가능합니다. 깔끔한 미관은 포기하되, 사용성은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일본 소도시를 돌며 10박 이상의 캠핑을 해본 결과, 불빵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옷에도 여기저기 불빵이 생겨, 그 옷을 불멍용으로 계속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후지산 캠핑의 완벽함을 기억하게 해 준 건 멋진 풍경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거리’의 중요성이었습니다. 화롯대와 의자의 거리, 바람과 불티의 거리, 방심과 대비의 거리. 그 사이를 조금만 넓혔더라면 제 지갑도 덜 아팠겠죠. 그래도 덕분에 배웠습니다. 장비를 더 잘 다룰수록, 풍경을 더 오래 즐길 수 있다는 것을요.

 

 

또다른 소도시 마쓰사카에서 우연히 경험한 우시마쯔리도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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