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지극히도 좋아하는 저. 맛있는 맥주를 먹을때의 행복은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올 해는 맥주만들기 과정을 수료하고 직접 만들어 마시기 시작하기도 했고요.
그러던 중 아주 흥미로운 곳을 알게 됩니다. 먹고 싶은 생맥주를 10ml 단위로 마시고 싶은 만큼 직접 따라 마시는 빕스 비어바이트라는 곳이 생겼다고! 안가볼 수 없지요.
명동 빕스에 설치된 비어바이트는 블로그 후기가 많은 것 같아, 평일에 갔는데 시간도 이를 때라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20종의 맥주를 직접 따라 마실 수 있게 되어 있고, 이 날의 목표는 20종류를 모두 맛보는 것이었죠.
비어바이트에서 드래프트 비어를 마시는 방법은,
손목에 탭 밴드 착용 > 비어바이트 존에서 맘에 드는 맥주잔을 고른다 > 마시고 싶은 맥주를 선택 > 탭밴드를 찍고 원하는 만큼 따라 마신다
심플하죠? 조금씩만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환호할 것 같아요.
탭밴드는 노란색과 검은색이 있네요. 오렌지색이 있었으면 소장하고 싶었을지도...
안주 메뉴는 좀 가격이 있죠? 페어링에 대한 가이드도 나와있긴 합니다. 세트로 팔진 않네요. 브루어리에서 한 개씩 골라서 넣은 것 같습니다.
단품 안주 메뉴들. 안주는 안 먹었습니다 ㅋㅋㅋ 목적은 오로지 맥주!
이제 생맥주 사냥에 나서봅니다. 20종류를 어떻게 뽑았을지 궁금했는데, 주로 국내 브루어리에서 가져왔더라고요. 비어바이트에서 맛볼 수 있는 브루어리 중 제가 제일 선호하는 곳은 바로 맥파이!
호가든은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아니지만 로제를 생맥으로 마실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으니 한 번 먹어봅니다. 예전에 여행지(방콕 아시안티크)에서 먹었을 때는 추억 보정이 있었는데 그 때보다 너무 달아서 당황스럽더라고요.
1번이 클라우드인 건 ㅋㅋㅋㅋㅋ 왜죠? 그 뒤로 스텔라 아르투아이스, 플스너 우르켈, 1664 블랑이 이어지면서 최근 4캔 만원 맥주에서도 인기 있는 브랜드들도 있어 대중성을 포기하지 않은 것 같은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블랑은 4캔 만원에 잘 없던가요? 그리고 여기 빛번짐때문에 폰카로는 잘 안 찍히는게 아쉽더라고요. 다른 후기들을 봐도 잘 안 보입니다 ㅋㅋ
일단 저 사진과 기억을 최대한 더듬어 비어바이트 맥주 라인업 리스트를 적어보면...
클라우드, 스텔라 아르투아, 필스너 우르켈, 1664 블랑, 슈무커 헤페바이젠, 호가든 로제, 이네딧 담, 브루독 펑크 IPA, 린데만스 뻬슈레제, 코젤 다크, 더부스 긍정신 레드에일, 더부스 국민 IPA, 더부스 치믈리에일, 어매이징 맑디맑은 바이젠, 어매이징 성수동 페일에일, 맥파이 퀼쉬, 맥파이 페일에일, 맥파이 포터, 버드나무 즈므블랑, 버드나무 하슬러 IPA 입니다.
이제 하나씩 먹어봅니다. 잔은 저렇게 3개 종류가 있습니다. 맥주잔은 향을 모아주는 역할도 하고 손으로 잡았을 때 체온이 영향을 주는 것에도 맛의 변화가 생기니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하여 맥주 마다 어울리는 잔이 있습니다. 일단 비어바이트에선 그걸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요.
여기 까지 비어바이트가 어떤 곳인지 소개하기엔 충분한 것 같고, 대부분의 후기가 좋다는 말 뿐이니 저는 좀 더 분석적으로 평가를 해볼까 합니다.
(보리는 살 안 쪄? 쪄도 먹을거다!)
빕스 비어바이트의 장단점을 적어볼게요. 우선 장점으로
1.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 추가 설명이 필요 없죠?
2. 조금만 먹어도 된다. - 맥주를 많이 못 드시는 분에겐 큰 장점일 것이고, 일단 따라서 조금만 맛 보고 별로일 때 다른 걸 따르면 되니 이 또한 장점이죠.
3. 그래서 직접 블랜딩을 할 수도 있다. - 원하는 향과 맛을 믹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예를 들어, 밸런스가 좋은 취향에 맞는 맥주에 호가든 로제를 아주 살짝 따라주는 걸로 향이 확 바뀔 수 있다는 것이죠. 포터와 레드에일을 섞으면 맥아 로스팅의 정도를 직접 조절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
비어바이트의 아쉬운 점. 솔직히 기획자가 맥주를 잘 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1. 탭 관리가 잘 되어 있지 않다. - 일단 맥주 마다 거품 양도 다르고, 신선도에 대한 관리도 아주 훌륭하다는 느낌은 아닙니다. 품질을 위해 맥주를 교체할 때 어느 정도 버려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거나 너무 조금만 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복불복이라는 거죠. 모두 최상의 상태로 비교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닙니다.
2. 맥주 잔에 대한 프리미엄이 없다. - 맥주 마다 어울리는 잔이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왜 일까요? 이 것만 가이드를 잘 해 두었어도 지금보다 훨씬 전문적으로 보였을텐데요. 그리고 잔을 직접 씻을 수 있게 되어있는데 잔의 입이 닿는 부분을 세척대에도 닿게 되어있는 구조입니다. 위생적으로 반갑지 않은 부분이죠. 차라리 새 잔을 계속 먹는 게 나을듯 합니다.
3. 거품을 별도로 따를 수 없다. - 레버를 조절하여 마지막에 거품으로 막아주는 걸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잔 기울이는 정도로만 거품 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맙소사... 신선한 맥주를 깔끔하게 따르고 미세 거품으로 삭 막아준 걸 먹는 그 즐거움이 이 곳엔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냥 맥주를 좋아하는데 좀 더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초보를 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분들은 만족을 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전 위에 언급한 아쉬운 점 때문에 아마도 별다른 계기가 없으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곳이 거의 없으니 즐거운 경험이긴 했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맥주 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인 것 같네요. (좋게 쓰려고 참 노력하죠)
비어바이트 가는 방법은 카카오 지도 기준으로 '명동 빕스'를 검색해서 찾아가야 하니 나오지 않는다고 당황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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