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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노상자/하고 싶은 말

"절에서 왔습니다."를 퇴치하기 위해 찾은 행운동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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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동으로 이사 온 이후 좀 번거로운 일이 생겼습니다.

사실 번거로움 이상의 불편... 화가 나는 상황이죠.


처음 그들이 찾아왔을 땐 택배가 온 줄 알고 쉽게 문을 열어줬더니 하는 말이

"절에서 왔습니다."

라며 뭔가 말을 하려 하기에 가라고 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수도하는 사람들입니다." 로 멘트만 바뀌고 사람도 바뀌며 계속 찾아오지 뭡니까?

지금이야 당연히 문 열기 전에 누구냐고 물어보고, 이런 멘트면 다시 오지 말라고 보내버리지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솔직히 종교 얘기로 논쟁하기 시작하면 반박 못하고 돌아가거나 자신들이 믿는 신 존재가 전제되는 논거로 논리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게 될 것을 알기에 이런 데에 시간 쓰고 싶지 않을 뿐이죠. 솔직히 여기 찾아오는 사람들 중 이 문제에 대해서 저보다 고민 많이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한때 사제가 되려고 준비를 했었고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다 깊은 고찰 끝에 무신론자가 된 저이기에...


알고보니 이 지역에 기도원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정상적일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죠.


지인과 얘기를 해보고 내린 솔루션은 현관에 종교인 집이란 걸 알리기.

예전에 집 현관에 붙였던 천주교 교우의 집 십자가 스티커를 붙여야겠다는 생각에 집 근처 행운동 성당을 찾았습니다.



사실 여긴 한참 포켓몬고 할 때 집에서 가장 가까운 포켓스탑이라 종종 들렀던 곳입니다 ㅋㅋ



성당 사무실에 가서 다짜고짜 그 스티커를 달라고 할 순 없으니 일단 교적을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어린시절의 전부였던 대림동 성당을 제외하곤 사실상 활동은 커녕 주일도 나가지 않아 교적이 중요하진 않았지만 동네가 아닌 곳에 있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성당 내부가 나름 예쁘더군요.



아마 김대건신부님으로 보이는 동상도 있네요. 우리나라 초대 신부님이죠. 대건안드레아를 세례명으로 쓰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지나다니긴 했지만 성당에 들어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네요.



성모상은 보통 발현지에 따라 루르드 성모상 등의 이름이 있는데, 두 손을 벌리고 있는 건 파티마의 성모로 알고있었으나 찾아보니 은혜성모상, 임마꼴라타 등으로 불리나보네요.



천주교 신자 스티커는 본당에 따로 구비된 스티커가 없어서 성물판매소에서 천원에 구입

오히려 잘되었습니다. 신앙도 없으면서 받기엔 좀 껄끄러웠을텐데 구입을 했으니.



바로 현관에 붙였는데, 이래도 타 종교인의 전도 시도가 이어진다면 정말 개념이 없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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